처서(處暑), 머슴의 생일 날

마음은 항상 풍성하다.

화성인터넷신문 | 기사입력 2011/08/24 [21:33]

처서(處暑), 머슴의 생일 날

마음은 항상 풍성하다.

화성인터넷신문 | 입력 : 2011/08/24 [21:33]

 처서는 24절기 중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로, 이 무렵부터는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처서 때부터 농부들은 봄부터 매만지던 쟁기와 호미 등 농기구를 깨끗이 씻어 갈무리한다. 특히 처서 즈음의 백중에 호미씻이를 하였는데, 한 해 동안 고생한 머슴들은 이날만큼은 쉬게 되어 ‘머슴 날’ 혹은 ‘머슴의 생일’이라 했다.

 

 

 

올해 여름, 때 이른 장마로 시작된 비는 징글징글하다 할 정도로 지겹게 내려 농작물 생육에 많은 지장을 미쳐 수확기를 앞둔 처서 시점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한낮 더위는 여전하고 입추가 지나 절기상으로는 가을이지만, 제대로 된 햇볕을 본지가 오래라, 고추며 참깨, 과일의 성숙도가 예년만 못하여 농민의 가슴속을 태우고 있다.

 

 

 

긴 장마와 지긋지긋한 비로 눅눅해진 고추와 참깨를 쨍쨍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에 바싹 말려 추석명절 자식들 손에 들려주어야 하건만, 반짝 햇볕이 들었다 싶으면 또 우두둑 쏟아지는 빗소리에 어림도 없다.

 

 

 

옛말에 ‘입추에 비 오면 천 석을 얻고, 처서에 비 오면 십 리에 천 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 오면 십 리에 백석을 감한다.’라고 했다. 처서에 비가 오면 한해 농사를 그르쳐 흉년이 들기 때문에 날마다 일기를 살피며 전전긍긍할 때도 바로 이즈음이다.

 

 

아련한 고향의 향수를 불러오고 우리말로 ‘살살이 꽃’이라 부르는 길가의 코스모스는 유난히 아름답게 하늘거리고, 해님 따라 고개 돌리는 해바라기는 자주 못 본 햇살 때문인지 유난히 작아 보인다.

 

 

 

하지만, 혹독하게 호기를 부리며 많은 비를 뿌렸던 여름도 이제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을 알기에, 벌써 내년 농사를 시작한 농부의 손에서 풍성한 가을, 보름달처럼 환한 추석을 모두의 가슴 속에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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